최악 가뭄으로 강바닥 드러나자 ‘고대 유적’ 속속 …“뜻밖의 발견”

50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유럽 대륙이 말라가면서 강이나 호수에 잠겨있던 유적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선사시대 고인돌이, 세르비아에선 2차 대전 당시 침몰한 독일 군함이 수면 아래 숨겨 있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유호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페인 서부에 있는 발데카나스 저수지.

계속되는 가뭄에 수심이 낮아지자 바닥에서 거대한 돌기둥들이 나타납니다.

‘과달페랄의 고인돌’로 불리는 이 유적은 7천 년 전 선사시대 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1926년 최초 발견된 이후 1963년 댐 건설로 인해 물에 잠겼다가 기록적인 가뭄 속에 온전한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엔리케 세딜로/스페인 마드리드 대학 고고학자 : “이전에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던 현장을 다시 연구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에 놀랍습니다.”]

세르비아를 지나는 다뉴브강의 수위도 100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줄어 들면서 듬성듬성 바닥이 노출됐습니다.

그 사이로 커다란 침몰 선박들이 발견됩니다.

1944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의 진격을 피해 후퇴하다 침몰한 독일 군함입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군함들 속엔 탄약과 폭발물까지 실려 있어 주변을 지나는 선박들 운항에까지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벨리미르 트라질로빅/세르비아 주민 : “독일과 소련은 우리 지역 주민들에게 생태학적인 재앙을 남겼고, 78년 동안 매일 우리를 위협해왔습니다.”]

독일과 체코에선 과거 강물이 메마를 정도로 심각한 가뭄이 발생할 때마다 그 해 연도를 적어 놓은 기근석들이 강바닥에서 발견됐습니다.

이탈리아에서도 포강의 수위가 7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고대마을 유적이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50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은 감춰져 있던 역사의 흔적까지 드러내고 있습니다.